기획연재 ❶ 일본 공작기계 시장의 현황과 전망

Ⅰ. 일본 공작기계 산업의 변화된 위상과 주요 동향

 

1. 일본 공작기계 산업의 변화된 위상과 변화 필요성

 

일본의 제조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는데, 특히 자동차 및 가전 제품 분야에서는 일본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방금 설명한 것처럼 일본 제조업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주요 이유로는 부품 가공에 활용되는 공작기계의 기여를 꼽을 수 있다.

 

일본 공작기계 산업은 생산 현장에서 작업하는 장인의 기능을 바탕으로 품질을 높여가면서 선진국 중심으로 고기능성 제품 시장을 개척해 발전해 왔는데, 최근 세계 공작기계의 수요 구조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00년 이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전체 수요를 견인해 온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2008년에 있었던 리먼 사태를 계기로 수요의 절반 정도를 중국과 기타 신흥국이 차지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세계 공작기계 수요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기종이 아닌 신흥국에서 발생하는 중·저 수준의 기종 중심으로 이뤄지게 되었다.

 

 

또한, 공급 측면에서 한국, 대만 업체들이 급부상하면서 이들 업체의 제품이 중간 수준의 기종에서 이미 실용성 높은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 업체들이 볼륨존 시장에서 상대적인 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이들 기업들과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곧 수급 구조 변화로 인해 이전처럼 기계의 질만을 추구하는 시장 추세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일본 업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높은 품질에 기반을 두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2. 일본 공작기계 산업의 수주 동향

 

일본 공작기계 업체의 수주액은 호황기와 불황기 같은 큰 경제적 흐름에 따라 변화해 왔다. 2000년 이후를 기준으로 수주액은 2000년대 초에 불황에 직면했지만, 2004년에 1조 엔을 초과한 후 2007년에는 1조 5900억 엔을 기록했고, 2008년까지 5년 연속 1조 엔을 넘어서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내수가 2004년 이후 7,000억 엔 수준까지 회복한 것과 중국과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수요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2008년에 있었던 리먼 사태를 계기로 세계 경제가 후퇴하면서 2009년에는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2010년 이후 수주가 회복되었으나 가파른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제조업 분야가 생산 거점을 해외로 이전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일본 국내 수요가 리먼 사태 이전 수준을 밑도는 양상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2011년 이후에는 수주 총액이 1조 엔을 넘는 수준으로 올라섰는데, 이는 해외 수요로 인한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결과다. 해외 수요 비율은 2004년부터 2007년의 호황기에는 50% 정도였지만, 경기 후퇴기에 크게 상승하면서 2010년 이후 60~70%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공작기계의 해외 수요 동향을 보면, 2003년부터 아시아/북미/유럽 등의 주요 3개 지역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9년에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2010년에 가파른 회복이 있었고, 이후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이어지면서 2014년에는 해외 수요만으로 1조 엔이 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해외 수요의 구성 변화를 보면 2002년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북미를 앞서면서 일본의 최대 수요 지역으로 부상했다. 다소의 변동 폭은 있지만, 2010년 이후 아시아의 수주 구성은 대체로 50%를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북미는 아시아의 부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리먼 사태 이후 제조업의 국내 회귀 현상 등으로 인해 공작기계 수요가 다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북미 지역은 원유가 하락으로 인해 셰일 개발 관련 수요가 줄면서 약간의 정체 기미를 보였지만, 성장성이 있는 선진국 시장으로서의 존재감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3. 일본 공작기계 산업의 수입 동향

 

기본적으로 공작기계는 여러 부품을 정밀하게 조합할 수 있는 특성이 필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의 서플라이 체인이 적절히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각각의 부품 조합에 적합한 제조 환경이 안정적으로 조성되어 있는 일본 내에서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방식이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져 왔다.

 

이로 인해 다른 제조업 분야에서는 해외 현지 생산이 진행되고 있지만, 일본 공작기계 업체는 해외 수요에 대해서도 일본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일본 공작기계 업체의 해외 수요에 대한 수주액과 수출액 추이는 대체로 비슷한 동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1조 엔에 달하는 수출에 비해 2015년의 수입액은 916억 엔에 머물렀지만 2009년을 저점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태국, 대만 등과 같은 아시아 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이 40~5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는 일본 업체가 아시아에서 생산한 저가 제품의 역수입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제품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일본 국내에서 활용되는 기계가 역수입한 저가 기종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자동차 관련 산업을 비롯한 일본의 공작기계 수요처가 일본 국내 공장을 핵심 생산 거점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온 한국 및 대만의 공작기계 업체가 일본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공작기계에서 사후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인데, 이는 공작기계 업체와 수요처가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수요처는 새로운 공작기계 업체로의 전환을 시도하기보다는 기존에 관계를 맺어 왔던 업체와의 거래를 유지하고자 하는데 이것이 비용 측면에서는 보다 효율적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내에서 갱신 수요와 신규 수요를 비교했을 때 신규 수요가 적다는 점이 이 같은 이유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유럽으로부터의 수입이 전체 수입에서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절반 이상이 틈새 시장용 기계인데다가 일본 업체가 생산하지 않는 기종이 수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머시닝 센터와 같은 범용 기계 분야에서는 시장 규모에 비해 유럽으로부터의 수입이 적은 편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했을 때 유럽의 공작기계 제조업체가 높은 기술력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한국과 대만 등의 신흥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이유로 인해 일본 국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지는 못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호에 계속>

 

자료 제공 :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주요기사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