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지원의 실용화 노선, 생기원이 앞장선다!

 

<약력>

김기협 원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응용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MIT 공과대학 화학과 Post-Doc. Fellow와 미국 보스턴 대학교 MBA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선경인더스트리 연구소장 및 부사장, SK-UCB 대표이사, SK Chemical 부사장 및 중앙연구소장, 삼성종합기술원 부사장 및 CRO(Chief Research Officer),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KICOS)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대한화학회 부회장과 한국고분자학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구개발 과제의 상용화 실적 71%라는 고무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기업친화형 연구기관의 선봉에 서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지난 해 9월 새로 취임한 김기협 원장은 생기원의 질적인 성장과 미래지향적인 기술개발을 강조하며 연구원의 변화될 행보에 대해 소개했다.

글/성지영 기자 (ing@motioncontrol.co.kr)

Q. 늦었지만 새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취임 이후 생산기술연구원의 운영에 있어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A. 생기원은 그 동안 제품의 최종 품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품소재 및 생산기술, 생산시스템을 3대 핵심 연구 분야로 선정하고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주력해 왔습니다. 이 3대 분야는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는 만큼 앞으로도 핵심 및 기초 기술을 축적함으로써 역량을 강화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그런데 최근 기술의 융합화, 디지털 기술의 확산, 바이오 산업의 등장 등으로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국내 산업은 발전은 고사하고 현재까지 쌓아온 경쟁력도 잃게 될 수 있지요. 이에 생기원은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미래 전략 기술을 발굴하여 투자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생기원은 연구 성과나 인력과 같은 양적인 면에서 성장을 거듭해왔지요. 앞으로는 질적인 성장에 총력을 다하면서 내실을 다질 계획입니다. 단편적인 기술개발이나 지원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의 첨단 기술개발에 힘을 싣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현재 연구혁신센터를 통해 TRIZ와 식스 시그마 등, 선진 R&D 관리기법의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점차 특허 기술료나 기업 협력 자금 등을 늘려가면서 생기원이 경제적 자생력을 갖춘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미래 전략 기술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들에 주목하고 계십니까.
A. 크게 세 가지 분야를 들 수 있습니다. 부품소재 분야에서는 특히 전자정보재료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뛰어난 제조기술로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액정과 같은 핵심 재료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요. 향후 중국과 대만, 동남아 국가들이 디스플레이 산업에 경쟁적으로 참가할 경우 제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핵심 재료를 하루 빨리 국산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국내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선 그 핵심 기반 시설인 생물산업 기술실용화센터 건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요즘 ‘웰빙’이라는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요. 이러한 경향은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생기원은 헬스 산업에 대한 연구 개발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요. 아픈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을 더 건강하게 하기 위한 헬스 산업 말입니다. 또한 이들 산업과 첨단 IT 기술간의 융합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연구할 예정입니다. 비빔밥 문화나 국내 휴대폰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 사람들의 장기가 바로 ‘섞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미 개발되어 있는 기술이라도 다른 것과 잘 접목시키면 제3의 신기술이 나올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미래 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서 생기원은 환경 변화에 발 맞추어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자 합니다.

Q. 생기원에서는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및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한 기업간 협업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요. 최근 특기할 만한 사건이 있었다고요.
A. 그렇습니다. Information, Innovation, Intelligence를 두루 의미하는 ‘i-매뉴팩처링 시범 사업’은 산자부가 총력을 기울여 추진해 온 것으로 현재 생기원에서 수행 중이지요.
이 사업은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개발, 설계, 구매, 생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 제조부문에 걸쳐 기업 내·외간 제조요소를 전면 재배치 및 통합하고 기업간 협업 하이웨이를 구축하는 것이 기본 골자입니다. 이로써 프로세스, 장비, 설비, 협업 네트워크, 제품 개발 등 국내 산업의 제조기반 전체를 개혁한다는 전략이지요.
생기원은 우선적으로 금형 관련업체들간의 설계 협업 시스템, 사출 금형 생산을 위한 협업 시스템, 블로우 금형 제품 개발과 생산 및 해외 영업 지원을 위한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성공적인 운영에 힘을 쏟아왔습니다.
특기할 만한 사건은 지난 3월 4일에 삼성전자와 i-매뉴팩쳐링 추진을 위한 MOU 협약식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협력업체들의 생산 기술과 시스템을 보다 첨단화하는 것은 물론, 생기원이 제공하는 엔지니어링 기술 지원까지 받게 되므로 협력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요.
저희 생기원에서 거는 기대도 큽니다. 사실 그 동안 중소기업 단위의 사업이 대부분이어서 그 파급 효과에 한계가 있었지요. 하지만 이번 MOU 체결을 시작으로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간의 상생 경영을 위한 협업 허브 구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며 실제로 몇몇 사안들이 진행 중입니다.



중소기업 및 산업계의 기술 실용화를 중시하는 만큼, 초일류 상용화 제품 개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압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현재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연구 방향에 맞추어 조기에 상용화가 가능한 초일류 제품 및 기술 8개를 선정하여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실버용 홈 케어 시스템, 나노-바이오 연료전지 상용화 기술, Co-free 내마모 소재 및 핵심부품의 상용화 기술, 유기 반도체 잉크를 이용한 대면적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상용화 기술, 금속 부품소재 전문기업을 위한 첨단형 산업 혁신기술, 인공근육 상용화 기술 등이지요.
특히 인공근육 상용화 기술은 2020년에 관련 시장이 4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까지 선진국도 기술 태동기에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해나간다면 충분히 우위 선점이 가능하지요. 현재 로봇기술개발본부가 EAP 소재 및 응용기술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생기원의 생산공정기술본부와 로봇기술개발본부가 현재 수행 중인 연구 분야에 대해, 그리고 최근 완료된 주요 과제와 이들의 상용화 여부를 소개해주십시오.
A. 우선 생산공정기술본부는 지식 기반이 최적화 된 21세기형 정밀가공, 자동화, 생산정보관리기술 개발을 통해 인텔리전트 디지털 공장 구축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나노가공기술, 정밀금형기술, 마이크로성형기술, 디지털생산공정기술 분야를 활발하게 연구 중이지요.
최근 완료된 주요 과제로는 앞서 i-매뉴팩쳐링 시범 사업에서 언급한 협업 시스템을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금형 중심의 제품설계 협업 시스템은 공동 개발에 참여한 12개 업체의 매출을 총 100억원까지 올려주었지요.
다음 로봇기술개발본부는 차세대성장동력산업 중 지능형 로봇 산업의 주관 기관으로 로봇 산업 육성, 기술 혁신 및 표준화를 주도 중입니다. 현재 센서인식기술, 제어지능기술, 운동메커니즘기술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지요. 최근 상용화 개발 후속과제로 연결된 퍼스널 로봇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술과 상용화 연구 중인 스마트 경비 로봇, 콘크리트 미장용 로봇, 삼성반도체 장비에 적용된 개방형 통신 미들웨어 기술, 수직철골 용접용 로봇 등의 개발을 마쳤습니다.
이처럼 생기원은 생산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용화 중심의 연구에 집중, 개발된 기술들의 상용화 성공률이 70% 이상입니다.

Q. 생기원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의 주요 도시에도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A. 그렇습니다. 천안 본원은 행정 기능을 주로 담당하고 개발 지원 기능을 담당할 연구센터들은 전국의 기업 밀집 지역에 배치하여 현장 밀착형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지난 해 송도테크노파크 내에 인천연구센터를 건립한 데 이어, 현재는 한양대 안산 캠퍼스 내에 안산연구센터를 짓고 있지요. 광주지역본부에 시험생산시설을 건립하는 한편, 부산지역본부는 부산대학교 내에 설치하여 운영 중입니다.

Q. 생기원은 중소기업을 위한 종합연구기관을 지향하는 만큼 이들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갖추고 있지요. 전반적인 소개와 함께 특히 성공적이었던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A. 생기원은 연구 성과가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부터 결과의 이전 및 확산까지 체계적으로 연계되는 연구성과 확산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선 기술 개발 결과를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신기술 복덕방 사업을 수행 중이며, 기술 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마케팅 특허팀과 TLO 조직, 창업 보육 센터 등을 설치해 놓았지요. 그  밖에 연구개발 결과가 산업계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공용 실험실 사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애로요인을 해결해 주는 근접기술 지원사업, 중소기업을 위한 전문기술 인력양성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사례라니 2000년 창업과 함께 생기원 정밀화학창업보육센터에 패밀리 기업으로 입주한 (주)팸텍이 생각나는군요. 컴퓨터, TV, 휴대폰 등에서 나오는 전자파 차폐용 도료인 Nano-Wax Dispersion, LCD 핵심소재인 Color Mill Base를 생산하고 있는 팸텍은 현재 연 매출 150억원 이상을 올리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지요.
인천연구센터의 주물엔지니어링설계센터도 업계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센터는 기술 혁신 능력이 없어 저부가가치 제품에 치중하고 있는 국내 800개 주물업체의 연구소 역할을 하지요. 현재 주물 분야의 방대한 형상 DB를 구축하고 고부가가치 소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양산까지 최적의 생산 방안을 설계하여 온라인으로 주물업체에 지원 중입니다.

Q. 중소기업 지원에 있어 가장 시급히 보완되어야 할 사항을 꼽으신다면.
A. 중소기업을 위한 각종 지원책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마련들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워주었느냐 하는 면에서는 사실 의문이 듭니다. 중소기업들은 영세한 규모로 인해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하지 못하고, 그래서 기술혁신을 이루기 힘들다고 생각하지요. 물론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만으로 기술혁신이 가능하냐는 것이지요. 가령 고급 인력을 구하거나 개발된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것은 자금이 아니라 기술력과 마케팅에 대한 지원입니다. 또한 지원에 있어 거품을 빼는 것도 시급하지요. 될성부른 나무에는 전폭적으로 지원하되, 나머지는 과감히 도태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생기원에서는 현재 중소기업 대표들과 이미 퇴직한 대기업의 연구소장 및 대표와의 만남을 주선, 기업경영이나 연구개발의 실제적인 노하우를 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산업기술연구회에서 제안한 것으로, 생기원의 우수한 인력들이 1년이나 일정 기간동안 직접 중소기업에서 연구 개발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 중입니다. 그렇게 되면 중소기업은 우수 인력을 유치해서 좋고 생기원은 보다 기업 친화적이고 실용적으로 이들을 지원할 수 있어 좋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자부가 연구원들의 인건비를 어느 정도 부담해 주어야 하는데, 가능하다면 적극 시행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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